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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아파트 누수 사고 대응기 1편 feat. 보험처리

by 미스터트롤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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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행신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싣고 집으로 가는길이었다.

 

출발한지 30분쯤 되었을까? 노트북에 와이파이 장치가 인식이 안되서 인터넷이 안되어 이리저리 궁리하던 중에 갑자기 와이프한테 톡이 왔다.

 

"아래집에서 물이 샌다고 관리사무실에서 찾아왔어"

 

어? 말로만 듣던 누수!!!?? 헐.................

 


다시 2주전으로 돌아가본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내용인 즉슨 아파트가 노후되서 냉수배관이 특히 자주 파손되고 있으니 알아서 보험 알아보고 가입하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사실 보험을 상당히 안좋게 보는 사람이다. 왜냐면 보험은 확률에 기반한 금융사업이고 확률상 실제 일어나기 어렵거나, 실제 부담한 보험금(대체투자수익포함)에 못미치는 혜택을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보험사가 극도로 많은 수익을 거두지 않는 이상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리사무실에서 보험을 권장하는 안내문을 붙였다는 것은, 그만큼 빈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다. 고민을 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난주에 곰곰히 따져보긴했었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불이 날수도 있고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소지에 대하여 나는 전부 대비가 되어있나?

 

보험을 알아보니 월 1~2만원 정도의 보험료가 책정이 되는 것을 보고.. 10년간 월 1.5만원의 비용을 내면서 이 보험을 내가 사용할 일이 정말 있을까하는 많은 고민과 생각이 있었다. 남들이 보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내 자신이 좀 그렇다. 논리적으로 내 자신이 합당하다 느끼지 않으면 작은돈도 지출을 하지 않기 때문..

 

결국 내 결론은 30년이나 지났으니까 무슨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한 번 가입해보는 것으로.

 

통상 누수에 대한 보험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aka 일배책에서 보장한다. 그런데 알아보니 일배책은 단독가입이 안되고, 다른 상품에 특약으로 추가되는 상품?이었다. 운전자보험에 끼울수도있고, 화재보험에 끼울수도 있었다. 가격적으로는 단순히 운전자보험에 끼우는게 저렴하겠으나, 나는 운전자 보험도 없거니와 집이 오래되서 가입하는건데 2천원정도의 비용차이보다는 집에 대한 보험으로 처리하는게 맞겠다 싶어서 화재보험에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을 특약을 거는게 맞다 싶어서 그쪽으로 알아보고 가입했다. 

 

그리고 와이프한테 이야기하니까, 평소에 보험이라면 치를 떨면서 이런 보험을 가입했느냐 하는 반응. 내 생각엔 이게 맞다 싶어서 가입했다고 하니까 뭐 그래라~ 하는 느낌.

 


다시 돌아와서, 그리고 만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와이프에 연락이 온거다. 아래집에서 누수피해를 받고 있다고.

 

와이프가 아래집에 다녀왔다면서 사진을 보내왔다.

 

아이고오..

이정도면 천장, 벽지 잘못하면 마루까지 피해가 있겠구나 걱정이 되었다. 추가적으로 인테리어 상태와 마루를 보건데 오래된 것 같은데 보상을 어디까지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스쳤다.

 

 

사실 이 연락을 받고나서 가장 먼저 생각이 난건 '보험 가입 타이밍 기가막혔네' 보다도 "아 보험사에서 이걸 보상해 줄까?" 하는 걱정이 더 컸다. 내가 보험 담당자라도 가입 이틀만에 누수사고 발생해서 보험금 내놓으라하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이 사건을 들여다 볼 것 같았으니까.

 

 

그래도 내가 보험사기를 한 사람도 아니고, 가입하고 이틀 뒤에 관리실에서 찾아온걸. 나는 결백하니까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아침, 누수 탐지/처리 업체를 찾기위해 이리저리 알아보고 전화를 하던 중, 해당일 오후에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업체를 찾아서 공사를 진행했다.

 

수평 잘 맞춰서 넣어둔 키친핏을 눈물을 머금고 꺼내서 청음탐지 중이신 누수탐지 업체 분들..

 

누수 추정부위가 딱 냉장고장 옆부분 판때기 아래쪽 같다고 고민하시는 광경

 

 

파손된 부위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당시에 사용하던 벤딩된 수도관이 30년의 세월에 사진처럼 크랙이 발생했다. 틈새를 찍기위해서 조금 손으로 힘을 주어 더 구부려서 그렇지 실제로는 그냥두면 어 좀 주룸이 졌나? 싶은 정도다.

 

 

처참하게 파해쳐진 부엌쪽 바닥과 파손부위를 잘라낸 상태

내 기억에 2시좀 넘어서 오셔서 거의 6시가 다되어갈때 쯤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처음에 뿌레카 (aka 브레이커)로 바닥을 까내기 시작했을때는 집이 다 망가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너무 슬펐다. 근데 막상 마무리 다 해주시고나니까 그래도 생각보다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업체도 빨리 잘 연락되고 운좋게 빨리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아래집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아래집이 시끄럽지 않을까 했는데 연락해보니 토/일 놀러가셨다고해서 그나마 좀 덜 미안했달까..

 

 

배관 상태를 보건데 상수관이 연결된 어느부위라도 이런 부위가 더 튀어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 화장실로 이어진 배관만해도 3개에 메인 라인에서 T로 분기된 곳까지 추가로 3곳. 그렇게 안방화장실까지 생각해보면 문제가 될 만한 포인트가 6개씩 12군데다. ㄴ자로 바닥에서 벽으로 타고 올라가게끔 밴딩된 부위가 6곳, 그 배관으로 분기하기 위해 T배관으로 연결된 부위가 추가로 6곳이니 말이다.

 

거기다 이집은 중앙난방식이라 온수배관이 따로에, 바닥 온수배관도 오래되었을거라.. 지금와서보니 보험을 가입한 건 신의 한 수같다. 고령(?)의 아파트는 보험도 잘 안받아준다던데, 설계사분이 잘 찾아서 가입해주신데 대해 감사하다.

 

 

자부담이 50만원이라서 보험이 모든것을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오래된 아파트에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해서 피해의 상한을 둘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굉장한 매력이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앞으로 이틀만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험사의 따가운 눈초리를 이겨내고 보험처리를 원만하게 해야하는 숙제가 남았다. 그 내용은 다음 2편에서 게속하기로 하고.. 오늘의 포스팅을 마친다.

 

 

p.s 이런식이면 언제 집을 파내고 뜯을지 모르는데 인테리어라는게 의미가 있긴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쩝.. 

 

 

 


 

아래는 2편

 

https://mrtroll.tistory.com/669

 

구축아파트 누수 사고 대응기 2편 feat. 보험금수령

7월말 누수를 겪고난 이후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래집 수리도 마쳤고 보험금도 무사히 잘 마쳤다. 이제 그 과정을 기억나는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1편은 아래

mrtrol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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